
수녀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면 뮤지컬 ‘넌센스’는 조금은 신선한 충격이다. 신성하고 거룩한 사제복 뒤로 감춰진 수녀들의 장난기와 배꼽 잡는 반란은 ‘수녀도 사람이다’라는 그들만의 이유로 정당화된다. 사진 속 다섯 명의 여인은 하느님과 결혼해 기도하고 착한 일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수녀가 맞다.
청빈하고 정결하며 복종을 서약하고 독신으로 수도하는 여자를 일컫는 수녀란 단어를 저들에게 붙여도 될까 의문이지만, 어쨌든 사제복을 갖춰 입은 사진속의 여자들은 수녀가 맞다. 빨간 자동차 위에 가득 차 있는 그녀들의 표정과 몸짓은 과하게 발랄 하며 다소 엉뚱하기도 하다. 수녀보다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에 가까운 모습이다. 어떤 성격과 사연을 가진 수녀들일지 호기심이 일어난다.
최고의 히트작! 뮤지컬 ‘넌센스’가 20주년을 맞이해 1991년 초연 멤버들과 함께 돌아왔다. 뮤지컬 ‘넌센스’는 제목부터가 센스있다. 모두가 쉽게 떠올리는 ‘넌센스(Nonsense)’가 아닌 수녀를 상징하는 ‘넌(Nun)’을 붙여 ‘넌센스(Nunsense)’다. 수녀들의 센스 있는 입담과 실감나는 연기, 관객들과의 소통은 신드롬에 가까운 뮤지컬 ‘넌센스’의 인기를 굳건히 지키는 힘이다.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허를 찌르는 발상과 끊임없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무대는 뮤지컬 ‘넌센스’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으며 꾸준히 공연된 이유를 확인시켜준다. 톡톡 튀는 발상과 재치 있는 공연의 전개는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발랄한 수녀들이라는 반전부터 극의 시작은 평범하지 않다.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지만 각기 개성이 확연히 다른 다섯 명의 수녀들은 지루할 틈 없이 무차별 폭격의 재미를 쏟아낸다.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말괄량이 수녀들은 길들여지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 매력은 실로 치명적이다. 사제복 속에 숨겨진 신성함보다 더 감동스러운 것은 그들의 귀엽고 친숙한 모습이다. 수녀들이 펼치는 코믹 연기와 즉흥연기는 초연 멤버들의 연기로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실력파 배우들이 빚어내는 완벽한 앙상블과 코미디는 단순한 웃음을 넘어 허를 찌르는 풍자와 깊은 여운을 전달한다.
다섯 수녀님들의 대 반란을 그리는 뮤지컬 ‘넌센스’는 오는 6월 19일까지 대학로 더굿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